애플 제품을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애플워치는 3년을 넘기더니 스스로 뚜껑을 열고 물을 들이마셨고, 애플 펜슬은 분실 후 찾을 방법조차 없었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애플 제품의 ‘내구성’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은 벌어졌다.
이어폰을 끼고 일을 하다 보면 대화할 일이 생긴다. 그때 무심코 에어팟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것이 화근이었다. 저녁에 넷플릭스를 보려다 이어폰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섬뜩한 기분이 몰려왔다. 이미 늦었다. 세탁기를 매일 돌리는 와이프님의 성격 덕분에 바지와 에어팟은 그대로 세탁물에 섞여 한 시간 넘게 돌아갔고, 건조기까지 거치고 말았다.
바로 다음 날, 유선 이어폰을 구입했다. 3만 원이면 충분한 제품. 반면, 에어팟 프로는 30만 원. 노이즈 캔슬링 등의 기술적 차이를 감안해도 과연 이 가격 차이가 정당한가? 이런 새삼스러운 고민이 들었다. 이미 잃어버린 후에야 드는 회의감. 어쩌면 정신 승리를 위한 자기합리화일지도.
물은 전자제품의 독이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올바른 절차를 지키며 살려보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바로 전원을 켜지 않는 것. 많은 사람들이 기기가 젖으면 잘 되는지 확인하려고 전원을 켜는데, 이는 곧 사망 선고나 다름없다.
그래서 5일간 철저하게 건조했다. 휴지에 싸서 보관하고, 마지막 하루는 보일러를 빵빵하게 돌린 방바닥에서 함께 잠을 잤다.
드디어 5일째 되는 날. 에어팟을 충전 케이스에 넣고 10분 후 작동을 시도했다. 이미 기대감이 낮아 긴장도 크지 않았다. 버튼을 누르자, 팟캐스트가 명랑하게 흘러나왔다. 노이즈 캔슬링까지 정상 작동!!!! 포기했던 것이 살아 돌아왔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 짜릿함이 밀려왔다.
오늘의 교훈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한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올바른 절차를 따르면 기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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