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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님 수상 소감

by 차니파파 2024. 12. 11.

제가 8살이었을 때, 오후 수업을 마치고 나가던 날을 기억합니다.

하늘이 갑자기 폭우로 열렸습니다.

 

이 비가 너무 강해서 24명의 어린이가 좁은 공간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 건물도 비슷한 건물이었고, 그 아래에는 쏟아지는 빗물을 바라보며

거울을 보는 듯한 또 다른 작은 군중이 보였습니다.

 

내 팔과 옷깃을 적시는 습기에 나는 문득 함께 서 있는 이 모든 사람들이 이해되었습니다.

어깨를 맞대고 길 건너편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눈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각자는 이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얼굴에 찍힌 도장인 것처럼 그들도 그것을 느꼈습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인간의 존재와 고통, 사랑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왔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들은 수천 년간 문학을 통해 끊임없이 탐구되어 왔고,

오늘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그 깊은 의미를 묻고 있습니다.

 

가장 어두운 밤에도 우리는 "우리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를 묻는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하는 지구의 언어로,

그 안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첫 번째 관점을 상상하게 합니다.

 

이 언어에서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우리의 본질과 맞닿아 있으며,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문학이 가진 이 깊은 의미를 폭력의 한가운데 서 있는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으로 보기

https://youtu.be/fmDMHBxiS1o?si=Pm5UGVDCQ976L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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